블로그 정체성.




 에... 이 블로그의 정체성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잡탕'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애니에 대한 나름대로의 진지한 고찰이 올라올 수도 있고,  그보다 제 본성(!)에 가깝고 덕후루스 유저로서의 지위에도 걸맞는 가벼운 씹덕씹덕 감상들이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읽었던 책이라든지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들에 대한 감상이나 일상을 살아가면서 번개불에 콩 볶듯 스쳐지나가는 사색을 붙잡아 글이라는 하나의 완결된 상태로 정리한 결과물들이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뜸하게 새글이 올라오겠지만, '사표들의 궤적' 카테고리에는 제가 나름대로 독서하고 공부한 결과물들을 학자 중심으로 정리한 글들이 올라올 겁니다. 

 고 3 수능 이후 감명깊게 보았던 아니메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대한 글을 작성하며 블로그질을 시작했으니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가는 셈입니다. 그동안에는 장점도 물론 많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찌질함도 상당한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했지만 이글루스 특유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이곳에 분점을 내게 되었습니다(본점은 여기입니다...  http://blog.naver.com/wangpyeong)앞으로 이글루스에서 어떤 인연들을 만나고 어떤 관계를 맺어갈지, 벌써부터 무척 기대됩니다. 

        

by Sigmund | 2010/07/24 16:17 | 덧글(24)

책 잡감



# 요즘 읽고 있는 책은 마루야마 마사오의 <일본의 사상>이다. 사실 읽기 시작한 건 꽤 됐는데 중간에 시험 기간이 겹치는 바람에 지금까지 붙들고 있게 됐다. 마루야마 마사오는 정치학도라면 한 번쯤 이름을 들어보았을 <현대 정치의 사상과 행동>을 비롯해서 많은 저작들을 남긴 현대 일본의 대표적인 학자-물론 지금은 타계했지만-이다. 오죽했으면 그의 별명이 '학계의 천황' 이었을까. 일본인들의 정신적인 특색이 온갖 사상들을 서로 경쟁시키보다 병립시키는 '정신적 잡거성' 이라고 보는 책의 논지가 상당히 흥미롭다.


# 어제 시험이 끝난 기념으로 3주 만에 광화문 교보문고에 갔다. 구입한 책은 인류학자 클리퍼드 기어츠의 <문화의 해석>과 수업에서 추천해준 조너선 D. 스펜서의 <강희제>다. <문화의 해석>은 <증여론>과 함께 꽤 오래 전부터 읽고 싶었던 인류학서인데 마침내 손에 넣게 되어서 기뻤다. 광화문 교보문고가 마음에 드는 또 한가지 점은 고전 명작 영화들을 한 편에 4,000원 정도에 팔고 있다는 것이다. 내가 그 덕을 많이 봤는데, 이번에도 구로자와 아키라 감독의 <라쇼몽>과 <7인의 사무라이>, 캐빈 코스트너 주연의 <늑대와 춤을>등을 구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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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음은 요즘 봤던 만화책 이야기. 신카이 마코토 감독이 혼자 만들어서 화제가 되었던 <별의 목소리>의 만화를 그렸던 사하라 미즈의 <버스 달리다>와 <My Girl>을 읽게 되었는데 그것 참... 이 작가는 에피소드 중심으로 된 호흡이 짧은 만화를 괜찮게 잘 그리는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훈훈한 감도 없잖아 있고... 굳이 단점을 꼽자면 나같은 솔로가 보면 가끔씩 염장이 쑤시는 고통-_-;;을 느낄 수 있다는 것 정도...?ㅠ


 그리고 어제 간 교보문고에서 드디어 출간된 굽본좌의 <본격 제 2차 세계대전 만화>를 구입했다! 개인적으로는 1권보다 훨씬 마음에 들었다. 내용적으로도 그렇고 초판 한정 기념품*_*들이 상당해서-강철의 대원수와 총통 각하가 새겨진 안경닦이라니..!!-꽤나 놀랐다. 역시 2권에도 군데군데 패러디가 섞여 있지만 이번에는 약간 불친절해졌다. 패러디 설명글이 대폭 축소된 대신 내용의 밀도와 질이 훨씬 향상된 느낌이 든다. 개인적인 압권은 나우시카 패러디와 창천항로 패러디..ㅋㅋㅋ 안 본 사람은 말을 하지 마세요ㅋㅋ


by Sigmund | 2009/11/01 12:25 | 일상을 論한다. | 트랙백 | 덧글(2)

091029-'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 내가 가장 좋아하는 잠언은 프랑스의 문예가인 P. 발레리의 '생각하는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는 간단명료한 언술이다. 이 한 마디에 대한 격한 편애는 <신세기 에반게리온>에서부터 비롯된 잡다한 고민들의 맹아가 실존철학으로 옮겨 가면서 더욱 심화되었던 소싯적의 지적편력과 연장선상에 놓여 있다. 왜소하고 분열적인 주체가 광대한 세계와 직면하고 또 영향을 받는 것은 필연이지만 그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존엄과 삶의 방식을 결정할 수 있는 자유를 지닐 수 있다는 것을 저렇게 간명하게 표현할 수 있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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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야... 시험은 사람을 가장 '사는 대로 생각하게 만드는' 것 중의 하나잖아?

그리고 지금은 시험기간이고 말이야.

난 안 될 거야...ㅠㅠ




# 자칭 보수주의자 타칭 천박한 기득권층들의 경제논리가 '논리'일 수 없는 까닭 중에 하나는 '경제' 하면 자동적으로 '성장! 우왕ㅋ굳ㅋ' 하고 파블로프의 개처럼 반응한다는 데 있다. 여기에는 그 끝간데 없는 성장이 어디로 이어지는지, 그리고 과연 성장의 연쇄가 궁극적으로 인간을 행복하게 만드는지에 대한 고민 자체가 결여되어 있다. 성장이 멈추거나 미미하면 인간은 과연 불행해지는가? 물론 그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반드시 그렇지많은 않다는 것은 무수한 인류학적인 통찰 속에서 엿볼 수 있다. 특히 모스의 <증여론>은 부를 축적하고 독점하는 것이 아니라 나눔으로서, 그리고 또 어떤 경우에는 심지어 파괴하는 것이 오히려 인간을 행복하게 하고 사회를 안정시킬 수도 있다는 것을 발군의 논리로 전개하고 있다고 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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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여론>이 지금 바로 옆 책장에 꽂혀 있고 보고 싶은 마음도 굴뚝 같지만

시급히 봐야 하는 책이 한 두 권이 아니고 지금은 시험기간이잖아?

난 안 될 거야 아마...ㅠㅠ




# 요즘 눈살을 찌푸릴 일이 있었다. 어떤 수업에서 다음 시간에 수업을 앞두고 시험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학생들이 하는 질문이 참 가관이었다. "힌트 없나요?" "어떤 식으로 공부해야 하나요?" "어떤 부분은 시험에 나오고 어떤 부분은 시험에 안 나오나요?" 이것 참... 대학생이라는 사람들이, 그것도 명문대생이라는 사람들이 정말 질문 같지 않은 질문만 늘어놓고 있으니 맥이 풀렸다. 교수님도 조금 기가 막히셨는지 웃는 낯이셨지만 "차라리 내가 답을 다 써 놓고 너희들이 맞는지 틀린지만 O/X로 답할래?" 라고 말씀하셨다. 시험을 어디까지나 학점을 얻기 위한 요식행위로밖에 보지 않는 것 같아서 꽤나 씁쓸했다. 




# 최근에 접한 애니메이션은 <충사>와 <느와르>이다. 두 작품 모두 마음에 든다. <충사>는 특유의 느긋한 분위기에다 일본인 특유의 세계관/종교관이 무리하지 않고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것 같아서 시험 기간이 끝나면 관련 글을 써보고 싶다. <느와르>는  여성 버디물이지만 가볍지 않고 무거운 작품이다. 주요 테마는 죄와 속죄, 그리고 윤리의 문제인데 이게 또 미묘하게 흥미를 자극한다. 게다가 OST도 훌륭하다. 역시 언젠가 관련 글을 작성하고프다.




by Sigmund | 2009/10/29 18:45 | 일상을 論한다. | 트랙백 | 덧글(3)

으잌ㅋㅋㅋㅋ



 이번 학기에 듣는 수업 중에는 아버지의 지도교수셨던 선생님이 진행하시는 수업이 있다. 지금까지는 그냥 그런가보다 했는데 지난 주에 아버지와 한 통화에서 그 교수님에게 내 얘기를 했으니 꼭 인사를 드리라는 말씀을 들었다. 그래서 오늘 수업 끝나고 말씀 드리려고 서 있었는데 교수님께서 내 얼굴을 보시더니만 대뜸 "그래, 자네가 홍교수 아들인가?" 으잌 ㅋㅋㅋㅋㅋ 어떻게 아무런 언질도 드리지 않고 그냥 '선생님 수업을 제 아들이 듣고 있습니다.' 정도만 말씀드렸다는데 어떻게 단번에 알아보시는 건지..ㄷㄷㄷ 그렇게 나랑 아버지가 닮았나...












by Sigmund | 2009/10/27 18:10 | 일상을 論한다. | 트랙백 | 덧글(1)

한 주의 시작은 상콤하게 화상(火傷)으로



... 오른손 손등은 2도, 중지 부근은 1도... 정말 재수 좋게도 하필이면 시험치는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에 이렇게 될 게 뭐람...ㅠㅠ이러고 어떻게 시험은 용케 본건지 내가 더 신기하다;;;

by Sigmund | 2009/10/26 20:04 | 일상을 論한다. | 트랙백 | 덧글(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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