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로그 정체성.




 에... 이 블로그의 정체성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잡탕' 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애니에 대한 나름대로의 진지한 고찰이 올라올 수도 있고,  그보다 제 본성(!)에 가깝고 덕후루스 유저로서의 지위에도 걸맞는 가벼운 씹덕씹덕 감상들이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읽었던 책이라든지 재미있게 보았던 영화들에 대한 감상이나 일상을 살아가면서 번개불에 콩 볶듯 스쳐지나가는 사색을 붙잡아 글이라는 하나의 완결된 상태로 정리한 결과물들이 올라올 수도 있습니다. 

 그리고... 굉장히 뜸하게 새글이 올라오겠지만, '사표들의 궤적' 카테고리에는 제가 나름대로 독서하고 공부한 결과물들을 학자 중심으로 정리한 글들이 올라올 겁니다. 

 고 3 수능 이후 감명깊게 보았던 아니메 <신세기 에반게리온>에 대한 글을 작성하며 블로그질을 시작했으니 어느덧 2년이 다 되어가는 셈입니다. 그동안에는 장점도 물론 많았지만 그에 못지 않게 찌질함도 상당한 네이버에서 블로그를 했지만 이글루스 특유의 분위기가 마음에 들어 이곳에 분점을 내게 되었습니다(본점은 여기입니다...  http://blog.naver.com/wangpyeong)앞으로 이글루스에서 어떤 인연들을 만나고 어떤 관계를 맺어갈지, 벌써부터 무척 기대됩니다. 

        

by Sigmund | 2010/07/24 16:17 | 덧글(24)

황당함과 행복함의 어색한 조우-<에반게리온 신극장판: 破>






# 반추할 때마다 서로 다른 기억을 곱씹을 수 있는 작품이 있다는 건 행복한 일이다. 작품을 접할 때에는 미처 깨닫지 못하다가 시간이 지나고 다소나마 연륜이 쌓인 후에 당시를 되돌아보며 '그게 이런 의미는 아니었을까...' 하고 여러 가지로 해석해보는 것은  소소한 즐거움을 준다. 글쓴이에게 애니메이션에 한정해서 이런 작품을 꼽아보라고 한다면 당장 세 작품이 떠오른다. <소녀혁명 우테나>, <퍼펙트 블루>, <신세기 에반게리온>... 특히 이 중에서 <신세기 에반게리온>은 일상을 살아가면서 불현듯 떠오를 때마다 서로 다른 장면, 서로 다른 갈등관계를 지시한다. 배경음으로 'Both of you, dance like you want to win!'이 흐르며 유니존으로 호흡을 맞춘 신지와 아스카가 사도를 떡실신시키는-_-;; 장면에서 미사토와 신지의 '어른의 키스'에 이르기까지 에바를 처음 접했던 2002년 이후 지금까지 숱한 장면들을 떠올려왔다. 그랬기에  스스로의 마음 속에서도 이미 완결이 났다는 것을 납득하고 있었으면서도 이런 숱한 뇌내 보완-_-;;을 멈추지 않았기에 꽤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도 여전히 '에바 팬' 이라고 망설임 없이 이야기할 수 있었는지도 모른다.            


#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破>을 관람하고 정오께 극장을 나서면서 든 생각은 '황당하네?' 였다. 분명히 친숙한 캐릭터들이 귀에 익은 목소리와 행동을 통해 이야기를 만들어가고 있었지만 다른 한편으로 이런 과정을 거쳐 새롭게 탄생한 서사는 전혀 익숙한 것이 아니었다. 그렇지만 뒤이어 미묘한 행복감을 느끼기도 했다. 소싯적에 나 자신을 제멋대로 투영시키고 진실에 도달할 수 있기를, 행복을 붙잡을 수 있기를 간절히 원했던 캐릭터들의 다른 모습을 볼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즐거웠다.   


# 다만 사소한 불평을 하나만 꼽자면 이야기의 밀도가 그리 충실하지 않고 짜임새도 얼기설기한 느낌이 들었다. 1시간 50분 동안 너무 많은 정보를 담으려다보니 어쩔 수 없었던 측면도 분명 있었고 또 그런대로 균형 잡힌 서사 재구축이었다고 할 수도 있지만 그래도 아쉬움이 남는 것은 어쩔 수 없다. 많은 이들이 서사 자체의 방향이 완전히 바뀌었기 때문에 앞으로의 전개를 전혀 예측할 수 없다는 점이나 캐릭터나 에반게리온 등의 설정이 대폭 변화한 것을 두고 이번 극장판이 말 그대로 기존의 <에반게리온>을 '깨뜨려(破)' 버렸다고 이야기한다. 그렇지만 정작 글쓴이가 이 영화를 보면서 기존의 <에반게리온>이 부서져 버렸다고 느낀 지점은 예전만큼의 깊이를 갖추지 못한 드라마와 충분한 개연성을 배경으로 갖지 못한 인물들의 행동이 반복되는 순간들이었다.  


# <신세기 에반게리온>이 기본적으로 로봇물이라고 생각하는 분들에게 이번 <에반게리온 신극장판: 破>는 최고의 종합선물세트임이 틀림없다. 그렇지만 글쓴이처럼 이 작품을 기본적으로 한 편의 잘 짜인 심리 드라마라고 생각하는 이들에게 이번 극장판은 글쎄... 전적으로 괜찮다고 하기도 그렇고 그렇다고 너무 박한 평가를 주기도 뭐한, 그런 작품이 되지 않을까 싶다.   



P.S 1

이번 극장판은 그야말로 떡밥의 범람이라고 할 수 있을 법한데 그리 궁금하지도, 그다지 흥미가 가지도 않는다. 과거에 <에반게리온>을 볼 때도 설정들에는 그다지 신경을 쓰지 않았지만 이번 극장판을 볼 때는 설정에 대한 무신경이 최대한도로 증폭된 듯하다.


P.S 2

그나저나 예고편 말미에 등장한 셰르파 Ver 사령관/부사령관과 캡틴 하록 Ver '그분'의 모습은 참... 웃기기도 했지만 이 작품이 점점 내가 아는 '바로 그' <에반게리온>에서 멀어져 간다는 생각에 순간 씁쓸한 생각이 들기도 했다.













by Sigmund | 2009/12/03 23:34 | 애니/만화 관련 | 트랙백 | 덧글(2)

<심심풀이>괜찮은 우주세기 건담 무비 모음집


 

# <물의 별에 사랑을 담아서>와 <Eternal wind> 등의 건담 관련 노래로 인기를 얻은 바 있는 모리구치 히로코의 노래 <또 하나의 노래>를 사용해서 만든 매드무비 







# <기동전사 건담 F91>의 ost였던 모리구치 히로코의 노래 <그대를 바라보며>를 사용한 매드무비
 








# 2000년대에 들어와 3편의 극장용 영화로 돌아온 <기동전사 Z건담>의 신작화를 이용해 만든 제 2의 <기동전사 Z건담> op

 






# <기동전사 건담> 극장판 3부 <해후의 우주> 도입부에 삽입되었던 BGM <비기닝>






# 제일 처음에 올렸던 <또 하나의 미래> 매드무비의 다른 버전





  

by Sigmund | 2009/11/29 18:38 | 애니/만화 관련 | 트랙백 | 덧글(0)

바쁜 주말과 서점 나들이



# 이번 주에는 목요일과 금요일에 있는 수업들이 모두 휴강이어서 수요일 밤부터 내일까지 꽤나 긴 시간을 여유롭게 쓸 수 있다. 물론 대부분의 시간은 시험 준비와 보고서 작성에 할애했지만ㅠ 


# 아무리 그래도 사흘씩 책상 앞이나 컴퓨터 앞에만 죽치고 앉아 있을 수는 없다. 숨통은 틔워 놔야 하기 때문에 어제 간만에 교보 문고와 최근에 알게된 신촌 북오프를 방문했다. 구입 물품은... 먼저 '종속이론' 으로 이름 높은 인류학자 A.G. 프랑크의 <리오리엔트>와 최근에 <생각하는 힘>이 국내에 출간되어 이름을 알린 강상중 교수가 저술한 <오리엔탈리즘을 넘어서>, 그리고 마지막으로 스즈키 마사유키의 <근대 일본의 천황제>를 구입했다. 세 권은 모두 도서출판 이산에서 펴낸 책이다. 이번 학기에 동양사 강의를 수강하면서 자주 듣게 되는 출판사다. 동양사 관련 서적들은 저변이 그리 넓지 않다고 들었는데 이렇게 꾸준히 한 분야에서 40권 가까운 책들을 번역하고 있다는 건 대단한 신념이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일 것이다. 아참, 그리고 입수하곤 싶었지만 마땅히 방법을 몰라서 발만 동동 구르다가 이제는 거의 체념하고 있었던-_-;; 콘 사토시 감독의 <퍼펙트 블루> SE 버전을 발견해서 구입했다!! 북오프는 이번에 처음 가봤는데 생각보다 책이 많아서 놀랐다. 게다가 평소에 사고 싶었던 만화책 전질이 비치되어 있기도 해서 나중에 사게 되면 꼭! 여기 와서 싸게 구입해야겠다고 다짐했다. 첫 방문부터 무리하고 싶지 않아서 <현시연>의 작가 키오 시모쿠의 초기작 <5년생> 일부와 <우리들의>의 작가 카토 모히로의 초기작 <나루타루(국내명 드래곤 드림)> 일부를 구입했다. 이 책들은 모두 소장하고 싶었는데 절판된지 오래라서 상당히 구하기 힘든 물건들이다. 







#  최근에 감상한 아니메는 Gonzo에서 만든 <암굴왕>이다. 大 뒤마의 익히 알려진 소설 <몽테크리스토 백작>에 바탕해 만든 작품인데, 정말 여러가지 면에서 돋보였다. 자세한 이야기를 지금 할 수는 없지만 올해 감상한 아니메 Best 10에 당당히 들어갈 만큼 훌륭한 퀄리티와 내용, 그리고 연출로 충만해 있는 볼 만한 작품이었다.     



# 그나저나 학교 학생회 선거에서 부정 선거 논란에 불거졌다-_-;; 어째 한 시도 조용할 때가 없냐 그래. 식권 파동이 어제같구만.



by Sigmund | 2009/11/28 21:27 | 일상을 論한다. | 트랙백 | 덧글(1)

이번 학기 최고의 명언


1. "역사를 공부할 때 중요한 것은 기계적으로 사건 자체, 혹은 사건이 발생한 년도를 달달 외우는 것이 아니라 타당하고 합리적인 근거에 의거해서 과거를 상상하는 것입니다."


2. "역사를 대하는 기본적인 태도가 포폄(褒貶, 잘잘못을 따지는 것)이어서는 곤란합니다. 오히려 더욱 중요한 것은 가치 판단적인 언술과 실제 있었던 사건들에 대한 언술이 전혀 별개의 선상에 놓여 있는 것이라는 사실을 인지하는 것입니다. 여러분 모두 어릴 적에 '원숭이 엉덩이는 빨개, 빨간 건 사과...' 하는 식으로 이어지는 동요를 부른 기억이 있죠? 여기서 '원숭이 엉덩이'와 '사과'는 분명 전혀 다른 차원에 놓인 대상이지만 '빨갛다'는 공통적인 속성을 분명히 지니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그렇다고 해서 원숭이 엉덩이와 사과가 동요에서처럼 동일한 비교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은 어디까지나 동요이니까 가능한 일일 뿐입니다. 사실판단과 가치판단이 완전히 별개의 차원에 속한다는 것을 냉정히 직시하고 사회적으로 이런 분위기가 일반화될 때, 비로소 새로운 사상과 견해들이 싹을 틔울 여지가 생겨나는 것입니다. 제가 여러분이 쓴 글을 보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포폄' 적인 사고방식을 근저에 깔고 있는 것 같아서 이렇게 한마디 던져보았습니다."


....
 

구범진 교수님은 학문적 업적도 업적이지만 매 수업 시간마다 보여주시는 달변이 정말 인상깊다. 매 수업시간 말씀을 들을 때마다 나도 모르게 지니고 있던 역사에 대한 선입관들이 어디까지나 '편견'에 지나지 않았음을 사무치게 깨닫고 있다.

by Sigmund | 2009/11/26 11:10 | 사색을 끄적끄적 | 트랙백 | 덧글(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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